[지은이 키우기] 4. 50일까지
지은이가 조리원에서 퇴소후 집에 와서 부터 대략 50일까지 썰을 풀어보려 한다.
한마디로 정리하면 이 기간은 그냥 헬(Hell)이다.
기저귀를 갈고, 트림을 시키고, 수유를 하고, 목욕을 하고 등 모든 것을 우리가 해야 되고, 모든 것이 처음이기 때문에 새롭고 서툴고......
아기가 울기라도 하면 진짜 단체 멘붕이 오는 그런 시기다.
조리원에서 아내가 퇴원후 2주동안 나도 출산휴가를 사용했다. 2주가 어떻게 지났는지 기억도 안나고 휴가 끝나고 출근을 할 때 그냥 너무 피곤했다. 초반에 어려웠던 것들을 아내와 같이 겪다보니 이렇게 그때 당시 상황을 적을수 있는것 같다.
1. 수유 + 젖병 설거지
지은이가 처음으로 집에 왔을 때에는 한번에 60ml, 2시간에 한번씩 수유를 했다. 그렇게 10ml씩 천천히 추가하면서 먹였고 50일 쯤에는 110ml ~ 130ml 정도 먹었고 수유간격은 3시간 정도로 늘었다.
이때까지는 엄마 모유가 많이 나오지 않아서 분유를 더 많이 먹였다. 거의 50일쯤에는 하루중에 2번쯤 분유를 먹고 나머지는 엄마가 유축해놓은 모유를 먹고 있다(우리는 주로 유축해서 먹이고 있다).
2시간에 한번 씩 수유를 해야 한다는것은 2시간에 한번 씩 설거지거리가 나온다는 뜻이다. 우리는 닥터브라운 젖병(배앓이 방지 젖병이라고도 함)을 사용하고 있는데 얘는 보통 젖병보다 설거지 거리가 더 많다. 아래 이미지와 같이 안쪽에 녹색으로 된 부분이 있는데 얘를 분리해서 세척해야 한다. 총 5개 피스로 분리된다. 우리는 총 3개 젖병을 돌리고 있어서 6시간에 한번 씩 젖병 설거지를 해야 했다. 사실 처음에는 혹시나 안 좋을가봐 먹으면 바로 설거지하고 그랬는데 점점 힘들어져서 그냥 3개 다 쓰면 한번에 설거지 하고 있다.
설거지 지옥보다 더 어려운 점은 새벽수유다. 아, 이건 진짜 사람을 미치게 한다. 2시간에 한번씩 먹이는 것은 낮에만 하는것이 아니라 밤에도 똑같게 지켜야 하는것이다. 우리가 지키려고 한것보다 지은이는 귀신같이 2시간이 되면 깨서 밥 달라고 운다. 나는 잠이 깊어서 애가 울어도 깨지 못한다. 그래서 처음에는 아내가 혼자 새벽수유를 했다. 근데 며칠을 하고 나니 아내의 상태가 말이 아니였다. 그 이후에 생각해낸 방법은 아내가 10시전에 들어가 먼저 자고 내가 1시 ~ 2시까지 애를 보는것이다(수유포함). 이렇게 하니 그 전보다 좀 나아진것 같은데 그래도 새벽에 제대로 잠을 자지 못하는 아내는 많이 힘들어 했다. ㅠㅠ.
2. 트림시키기
신생아는 분유, 모유를 먹고 트림을 시켜줘야 한다. 트림을 시켜주지 않으면
- 분유나 모유가 역류하여 아기들이 토하게 된다.
- 배앓이 할수도 있다.
신생아 트림하는 방법은 유튜브에도 많이 있고 블로그도 찾아보면 많이 있다.
위의 영상을 보면 다양한 트림 자세가 있다. 왜 다양한 트림시키는 자세가 있을가? 트림이 그렇게 안 나오기 때문이다!!!!!!!
어떤때에는 그냥 등을 두드리면 바로 나올때도 있지만 1시간동안 안고 등을 두드리고, 만져주고 해도 절대 안나올 때도 있다. 우리 지은이는 평균 20분 이상이었던것 같다.
신생아때는 2시간에 한번 씩 수유를 해야 한다. 즉 2시간에 한번씩 트림을 시켜줘야 한다. 트림이 나오는 시간이 늦었다고 해서 다음 수유시간이 그만큼 delay되는것이 아니다. 트림이 진짜 안 나올 때에는 겨우겨우 트림을 시켰는데 그다음 수유타임이 코앞일 때도 있다. 그러면 그 다음 트림타임이 엄청 두려워 진다.
문제는 트림을 낮에만 시키면 되는것이 아니다. 밤에 수유를 하고 또 트림을 시켜야 한다. 이게 고비다. 먹이고 바로 트림 하면 괜찮은데 뭔가 느낌상 밤에 더 안나오는것 같다. 위에서 얘기했듯이 새벽에는 주로 아내가 수유를 했는데, 진짜 여러번 그 다음 수유타임까지 트림 시켜봤다고 했다. 그냥 후에는 새벽에는 20분정도 트림시켰을 때 하지 않으면 그냥 패스 했다(그래서 배앓이 해서 울고.....).
50일 쯤 되니 신생아때보다는 트림이 좀 더 잘 나온다.
그동안 트림 시키면서 여러가지 자세를 해봤는데 지은이 한테 가장 잘 먹히는 자세는 세워 안아서 등을 위, 아래로 어루 만져주거나 가볍게 토닥여 주는 것이다. 요즘에는 이 자세로 하면 보통 5분 ~ 10분 안에 트림이 나온다.
지금 돌이켜보면 트림시키는것이 진짜 가장 어려웠던것 같다.
3. 목욕
유튜브 영상을 여러개 찾아보고 처음 목욕을 시켰는데도 생각처럼 잘 안되는 부분들이 있었다.
일단 우리는 초반에는 2일에 한번 씩 목욕을 시켰다. 이 글쓰는 지금은 매일 목욕을 시키는데 그 이유는 뒤의 글을 보시면 알겠지만 지은이가 요로감염에 걸렸고 또 재발까지 했기 때문이다(자세한 부분은 뒤에 요로감염 글들을 읽으면 좋을것 같다).
우리는 총 2개의 욕조를 사용하고 있고 목욕 순서는 다음과 같다.
- 아기용 샴푸(바디워시 겸용이다)로 머리부터 감는다. 이때 첫번째 욕조물로 샴푸를 한 머리를 씻는다. 그리고 두번째 욕조물에서 머리를 한번 더 씻는다.
- 옷을 벗기고 첫번째 욕조에서 목욕을 한다. 첫번째 욕조물에서 샴푸(바디워시 겸용)를 씻었기 때문에 바디워시를 사용한 효과를 얻을 수 있다.
- 두번째 욕조물에서 한번 더 씻는다(주로 바디워시를 깨끗하게 씻어내기 위해서이다)
- 몸을 닦고 소독솜으로 배꼽소독을 한다.
- 바디크림을 바른다(지은이는 뾰루지들이 많이 생겨서 ㅠㅠ, 목욕후외에도 중간중간 자주 바른다).
지은이는 머리 씻는것을 극도로 싫어한다. 머리를 씻을 때에는 엄청 심하게 울지만 신기하게 머리를 감고 욕조에 들어가면 엄청 조용해진다. 뭔가 따뜻한 물에 있는것을 엄청 좋아하는것 같다.
머리를 감을 때 귀에 물이 들어가는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머리를 고정시키는 손으로 두 귀를 막아야 하는데 지은이가 울면서 발버둥을 치기 시작하면 두 귀를 막는것이 진짜 힘들어진다. 한번은 아내가 샴푸를 씻어내려고 머리에 부은 물이 그대로 귀쪽으로 간적이 있었는데 그때 딱 마침 머리를 흔들면서 손가락으로 막지 못하고 있었다. 귀에 물이 들어가 염증이 생길가봐 엄청 걱정했는데 다행이 아무 일도 없었다. ㅎ.
우리는 목욕을 하면 바로 자는 시간이라는것을 인지하게 하기 위해
목욕 함 -> 분유를 먹임 -> 트림을 함 -> 잠
이 루틴을 지키고 있다. 이제는 늦어도 9시 쯤이면 육퇴를 할수 있다. ㅎㅎ.
4. 똥 싸고 뒷처리
요로감염때문에 이것이 우리의 가장 큰 고민거리가 되었다. ㅠㅠ.
집에와서 지은이가 처음으로 똥을 쌋을 때에는 진짜 멘붕 그 자체였다. 분유/모유만 먹는 아기 똥이라고 해서 냄새가 안나는것은 아니다. 냄새도 많이나고 ㅠㅠ. 그보다 일단 똥을 손으로 씻어내야 하는것 자체를 받아들이기가 힘들었다.
화장실 세면대에서 씻어 내야 하는데 한 사람이 한 팔로 아기를 고정시키고 다른 손으로 물로 닦아내는것이 남자인 내가 해도 팔에 힘이 많이 들어가고 힘들었다. 5kg ~ 6kg 정도 되는 지금은 무게도 많이 늘었고 또 씻을때 가만히 있지 않고 막 움직여서 더 힘들다. 그래서 우리는 내가 아이를 고정시키고 아내가 씻는것을 담당하고 있다.
두 사람이 씻어야 하기 때문에 애가 새벽에 똥을 싸면 두사람 모두 깨서 씻겨줘야 했다. 비몽사몽으로 깨서 기계적으로 씻고 다시 자고. ㅠㅠ.
다행이 통잠을 자는 지금은 새벽에 똥을 닦아야 하는 일은 거의 없다.
요로감염이 걸린 후 부터는 똥 씻는것이 더 조심스러워졌다. 요즘에는 먼저 흐르는 물로 똥을 씻은 후 아내는 비누로 손을 한번 씻는다. 그리고 아기 "그 부분"을 한번 더 깨끗하게 씻는다. 그래서 씻는 시간도 많이 늘어났다.
5. 우는 아기 달래기(feat. 재우기)
하..... 이것도 엄청 힘든 일중의 하나다.
처음에는 지은이가 왜 우는지 알수가 없다.
그래서 울 때마다 하기와 같이 했다.
- 기저귀 갈기
- 아랫잎술을 손가락으로 툭툭 쳐봐서 먹을려고 하는건지 체크
- 안고 재워보기
3가지를 다 해봤는데 안되면 그때부터 멘붕이 온다. 왜 우는지 모르기 때문이다. ㅠ
특별히 얼굴이 빨개지면서 있는 힘껏 우는경우가 있는데, 와..., 처음 봤을 때는 진짜 너무 당황스럽고 긴장해서 손이 벌벌 떨렸었다(지은이 두번째 목욕이었나? 그때 나는 처음 겪었었던것 같다).
사실 50일이 지나 100일이 되는 지금도 아기는 많이 운다. 그냥 아기는 많이 우는것 같다.
그러나 우리와 같은 초보 엄마, 아빠들은 그런걸 잘 모른다. 그냥 아기가 울면 당황하고 아기가 빨리 울음이 그칠수 있게 달래려고 노력하고 울음이 그치지 않으면 스트레스를 받고 힘들어 한다.
아기는 우는게 본능인것 같고 우는 방법으로 엄마, 아빠랑 소통하는것 같다.
우는 방법 외에 지은이가 우리랑 소통 할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것을 인지한 후부터 더이상 지은이의 울음이 두렵지 않았다. 멘탈 관리가 되니 그 다음부터 좀 편해졌다(조금만, 그래도 아기 우는 소리를 오래 들으면 멘탈이 나가고 있다. ㅠㅠ).
지은이는 재우려고 할 때 많이 울었다. 찾아보니 아기들은 졸린 느낌을 엄청 싫어해서 재우려고 하면 많이 운다고 한다.
거기다가 지은이는 "등센서"를 달고 있는데, 하......, 겨우겨우 안아서 잠을 재운 후 침대위에 놓으면 진짜 1분도 안되서 울기 시작한다. 깊게 잠들면 눞혀놔도 잘 자는데 그게 아닐때에는 "등센서"가 거의 100% 동작한다. ㅠㅠ.
처음에는 주로 하기 방법을 많이 사용했다
- 꼭 끌어안고(머리를 부모의 심장쪽으로, 장모님이 가르쳐줌) 쉬쉬 소리내기. 내가 쉬쉬 소리가 힘들면(엄청 오래 해야 함) 유튜브에서 쉬쉬 소리 영상 틀기
- 꼭 끌어안고 흔들흔들 거리기(앉으면 안됨)
- 1번과 비슷한데 유튜브에서 아기 잠재우는 소리 영상(비 소리, 계곡소리, 미국 수면의학회 추천 소리 뭐 이런것들)
그러다가 비장의 무기들을 발견하였다.
- 쪽쪽이: 빛과 소금이다. 쪽쪽이가 없다면? ㅎ, 걍 그 시절로 돌아갈 수 없다. "쪽쪽이 셔틀"을 해야 한다. ㅎ, 잠이 살짝 들었을 때 가끔 입에 힘이 풀려서 쪽쪽이가 떨어진다. 그냥 자면 상관없는데 쪽쪽이가 없어서 잠을 깰때가 많다. 그래서 떨어졌을 때 바로 다시 입에 물리는 "인간 쪽쪽이 셔틀"이 필요하다.
- 청소기 소리: 이거는 진짜 그냥 핵무기다. 그냥 어쩌다가 지은이가 잠투정으로 울 때 청소기를 켰는데 바로 진정되는것을 보고 잠투정때마다 들려줬는데 너무 잘 먹혔다. 실제 청소기보다 유튜브를 활용하면 된다. 유튜브에서 "청소기 소리"로 검색하면 영상이 많은데 우리는 그 중 클릭이 제일 많은 아이를 주로 들려준다. 잠투정엔 청소기 소리가 짱이다.
- 라라스 베개: 이거는 아이의 "등센서"를 없애 줬다. 비싼 제품이라 엄청 고민하고 샀는데(당근에서 중고로 샀음. 반값인데도 비쌈.) 너무 만족하게 사용하고 있다. 그 전에는 낮에는 안고 재우면 좀 오래 자는데 침대에 눞히면 얼마 못 자고 그랬다. 그래서 와이프가 너무 힘들어 했는데 라라스를 산 후부터 애기 낮잠 시간에 쉴수 있게 되었다.
요즘 낮잠은 쪽쪽이 물게 하고, 청소기 소리 틀고(유튜브), 안아서 잠을 재우고 라라스 베개에 눞히면 된다. 이게 100%로 먹히는것은 아닌데 성공률은 70~80%는 되는것 같다.
밤잠은 더 쉽다. 쪽쪽이 물게 하고 청소기 소리 틀고 눞여놓으면 혼자 알아서 잘 잔다. 가만히 나 둿는데 계속 울면서 자지 않으면 안아서 재우고 눞히면 또 잘 잔다.
6. 아기랑 놀아주기
이 시기에는 대부분 시간 자고 있기 때문에 딱히 뭐 놀아준다는것이 없었던것 같다.
- 흔들(우리는 좌우로 흔들리는거랑, 상하로 흔들리는 총 2개가 있음) 바운서에 눞히고 옆에서 바운서가 움직이도로 툭, 툭 쳐주기
- 모빌 보여주기
- 음악이 나오는 장남감 틀어주기
근데 느낌상 이 시기에는 아무것도 먹히지 않았던것 같다.
저 때는 애가 그래도 가벼워서 그냥 많이 안아주는것도 좋은것 같다. 100일쯤 되면 6kg정도 가게 되는데 무거워서 오래 안고 있기 힘들다. 그래서 좀 작을 때 많이 안아 주는것도 좋은것 같다.
7. 50일 촬영
50일 지나서 촬영하러 갔던것 같다.
우리는 용인 동백에 있는 "베이비파스텔"이라는 가게에서 촬영을 했다.
50일 지나서부터 지은이가 충분히 자고 깬후 분유/모유를 먹고 나면 1시간 정도 울지도 않고 잘 놀았다. 그래서 촬영장에 도착한 후 차에서 분유를 먹이고 올라갔다. 그런데 이게 오판이었다. 일단 올라가자 마자 바로 촬영하는게 아니라 좀 대기시간이 있었고 지은이도 낯선곳이라 그런지 트림이 끝나고 얼마 안지나서 조금씩 울기 시작했다. ㅠㅠ.
우리 순서가 되서 촬영장에 들어가 촬여할 때 입을 옷을 입히려고 하는데 "우앙!!!!!!!!!!!!!!!!" 하고 큰 울음을 끝내는 터트렸다. 하......
우리는 일단 달려서 시작하고 혹시 울면 잠깐 기다렸다 할수 있는지, 그리고 몇컷이라도 일단 찍고 찍지 못한 컷을 다른 날에 와서 찍을 수 있는지 물어보니 모두 안된다고 했다. 무슨 이런 갑질이!!!!!!
그래도 지은이가 울음이 좀 그친것 같아서 바로 촬영을 시작하였다. 우리가 예약한것은 5개 Scene 이였던것 같다(기억이 가물가물, ㅠㅠ).
지은이가 또 울까봐 진짜 엄청 빨리빨리 진행했다.
옷을 갈아 입을때도 빠르게, 나랑 같이 찍는 Scene일 때에는 빠르게 움직여 포즈를 잡고 표정을 잡고. ㅋㅋ.
사진사, 보조 하는 분, 나랑 와이프 4명이 지은이가 정신을 차리지 못하게 각종 장난감을 흔들고 소리 지르고..... ㅎㅎ.
암튼 다 찍고 사진을 보니 지은이가 활짝 웃는 컷은 하나도 없지만 그래도 표정도 나쁘지 않고 엄청 귀엽게 잘 나왔다.
그리고 이날 우리 가족 3명이 첫 가족사진을 찍었다. ㅎ. 아직도 내 카톡 배경으로 설정해놓고 있다.
후에 다른 글에서 또 작성하겠지만, 이날 사진 촬영은 엄~~~~~~청 선방 한것이었다. 100일 촬영은 진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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